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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잔 발레 콩쿠르의 모든 것 (선발 과정, 수상 혜택, 타 콩쿠르와의 차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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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잔 발레 콩쿠르의 모든 것 (선발 과정, 수상 혜택, 타 콩쿠르와의 차이)

염다연 발레리나가 로잔 발레 콩쿠르에서 2위를 했다는 소식이 제 피드를 도배했어요. 요즘 발레를 배우고 있어서 그런지… 제 인스타그램 피드에 올림픽보다 많이 뜨고 있어요ㅋㅋㅋ

2026-02-11•14분 읽기
#Ballet#Prix de Lausanne

로잔 발레 콩쿠르의 모든 것 (선발 과정, 수상 혜택, 타 콩쿠르와의 차이)

2026-02-11

염다연 발레리나가 로잔 발레 콩쿠르에서 2위를 했다는 소식이 제 피드를 도배했어요. 요즘 발레를 배우고 있어서 그런지… 제 인스타그램 피드에 올림픽보다 많이 뜨고 있어요ㅋㅋㅋ

그런데 정작 어떤 대회인지, 어느 정도 위상인지는 잘 몰랐는데요. 나무위키에도 마땅한 문서가 없어서 클로드한테 이것저것 물어봤는데, 알면 알수록 독특한 대회더라구요.

그래서 나무위키가 없지만 클로드와 함께 작성한 로잔 발레 콩쿠르 위키가 되겠습니다.

image.png

(이번회차 수상자 사진)

어떤 대회?

프리 드 로잔(Prix de Lausanne)은 매년 12월, 스위스 로잔의 보리외 극장에서 열리는 국제 발레 콩쿠르예요. 1973년에 시작해 올해 54회차를 맞이했는데요. 만 1518세, 아직 프로가 아닌 학생만 참가할 수 있어요. 세계 5대 발레 콩쿠르(바르나, 잭슨, 모스크바, 파리, 로잔) 중 유일한 청소년 전용 대회입니다.

나이 조건이 구체적으로 궁금해서 물어봤더니, Group A(대략 1416세)와 Group B(1718세)로 나뉘어서 심사한다고 하네요. 2018년부터 분리 심사를 시작했고, 변주곡도 연령대별로 다르게 배정한다고 해요. 다만 최종 수상은 카테고리를 완전히 분리하지 않고 하나의 풀에서 이뤄진다고 합니다.

450명에서 14명으로

선발 과정이 꽤 체계적입니다.

  1. 전 세계에서 약 450명이 바(barre)와 센터 워크를 담은 15~20분짜리 영상을 제출.
  2. 이중 80명을 선발 + 프리셀렉션, YAGP 수상자 특전
  3. 80명이 스위스 로잔으로 이동, 합숙하며 클래스를 진행 (심사 과정에 포함)
  4. 셀렉션 라운드 진행 (클래식 바리에이션, 컨템포러리 작품)
  5. 결선 진행, 스칼라십 수여

먼저 전 세계에서 약 450명이 15~20분짜리 영상을 보내요. 바(barre)와 센터 워크를 담은 비디오인데, 9명의 전문가 심사단이 이걸 보고 약 80명을 추려요. 올해의 경우 43개국 444명이 지원해서 79명이 선발됐다고 해요. 별도로 유럽·국제 프리셀렉션이나 라틴 아메리카 프리셀렉션을 통해 미리 선발되는 인원도 있고, YAGP 수상자는 비디오 예선 없이 곧바로 준결선에 설 수 있는 특전도 있대요.

이 80명이 스위스 로잔으로 날아가면, 여기서부터가 다른 콩쿠르와 결정적으로 달라요. 일주일간 합숙하면서 매일 클래스를 받아요. 세계 정상급 발레 지도자들의 수업과 코칭이 이어지고, 이 모든 과정이 심사에 반영돼요. 무대 위 퍼포먼스만 보는 게 아니라 수업 태도, 지도를 수용하는 자세, 다른 참가자들과의 소통까지 일주일 내내 관찰한다고 해요. 2018년 최연소 입상자 박한나는 "다른 콩쿠르와는 분위기가 달라요. 참가작 평가 외에 일주일간 합숙하면서 기본기를 배우고 이때 태도가 심사에 반영돼요"라고 말한 바 있어요.

금요일에 셀렉션 라운드가 열리면 80명 전원이 클래식 바리에이션과 컨템포러리 작품을 보리외 극장 무대에서 관객 앞에 선보여요. 일주일간의 관찰 점수와 이 무대 점수를 합산해서 약 21명의 파이널리스트가 결정됩니다.

토요일 오후, 결선. 21명 중 14명에게 스칼라십이 수여됩니다. 450명에서 시작해서 14명까지 좁혀지는 구조예요.

순위가 곧 학교 선택권

이 대회에 대해 알아보면서 가장 신기했던 부분이 이부분입니다. 학교를 선택할 수 있다는 것!

로잔의 파트너 학교와 발레단 목록에는 파리 오페라 발레 스쿨, 영국 로열 발레 스쿨, 슈투트가르트의 존 크랭코 스쿨, 뉴욕 SAB 같은 세계 최정상 기관들이 이름을 올리고 있어요. 각 기관별로 스칼라십 자리가 정해져 있고, 수상자는 순위에 따라 원하는 학교를 먼저 선택할 수 있대요. 1위가 가장 먼저 고르고, 2위가 그 다음, 이런 식으로요.

다시 말해 순위는 단순한 명예가 아니라 인생 진로의 우선권이에요. 메달을 방에 걸어두는 게 아니라 내일 어디서 춤을 배울지가 결정되는 거예요. 2018년 2위를 차지한 박한나가 영국 로열 발레 스쿨로 갔고, 2007년 우승자 박세은은 결국 파리 오페라 발레의 에투알(최고 직위)까지 올라갔어요.

수상자에게는 약 2만 스위스 프랑(약 3,000만 원)의 생활비도 지원된다고 해요. 결선 진출자 전원에게는 1,000 스위스 프랑의 위로금이 주어지고, 수상을 못 하더라도 각 발레 학교와 발레단 디렉터들이 눈에 드는 학생에게 따로 연락을 하기도 한대요.

그런데 YAGP랑은 뭐가 다른지?

전민철 발레리노가 파란벽 앞에서 춤추는 영상을 본 적이 있어서, 처음엔 그게 로잔이었나? 했는데 알고 보니 그건 YAGP(유스 아메리카 그랑프리) 무대였더라고요. 두 대회 모두 파란색 배경이 상징적인데, 성격은 꽤 달라요.

클로드한테 비교해달라고 했더니 이렇게 정리해줬어요.

YAGP는 1999년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 최대 규모의 학생 발레 콩쿠르예요. 매년 12,000명 이상이 참가하고, 전 세계 여러 도시에서 지역 세미파이널을 거쳐 뉴욕에서 결선을 치르는 구조예요. 나이 범위도 9~19세로 넓고요. 무대 위 퍼포먼스가 심사의 핵심이고, 각 발레학교 디렉터가 심사위원 점수와 별개로 눈에 드는 학생에게 자체적으로 장학금을 제안할 수 있대요.

반면 로잔은 450명 정도가 지원해서 80명만 현지에 갈 수 있는 소수 정예 대회예요. 15~18세만 참가 가능하고, 일주일간의 합숙 수업과 태도가 심사에 반영돼요. 컨템포러리 작품도 YAGP에서는 자기만을 위해 안무된 솔로를 가져오지만, 로잔에서는 대회가 지정한 목록에서 골라야 한다고 해요.

쉽게 비유하면, YAGP가 "넓은 기회의 장터"라면 로잔은 "깊이 있는 엘리트 관문"이에요. 전민철은 YAGP 루트로 마린스키 발레단까지 갔고, 박세은은 로잔 루트로 파리 오페라의 정상에 올라갔어요. 정상에 오르는 길은 하나가 아닌 셈이죠.

참고로 전민철 발레리노는 로잔 수상 이력은 없어요. 로잔 참가 나이대에 다른 루트로 성장한 케이스인데, 김기민 선배의 추천으로 마린스키 발레단에 솔리스트로 바로 입단한 특별한 경우라고 해요.

재밌는 건 두 대회가 파트너 관계라는 점이에요. 한 대회에서 장학금을 못 받은 파이널리스트가 다른 대회에 예선 없이 참가할 수 있는 교환 프로그램이 있대요.

왜 로잔이 유독 유명한가?

5대 발레 콩쿠르가 있는데 왜 로잔만 유독 많이 뜨는지도 궁금했는데요.

  1. 전과정 유튜브 생중계

    예선부터 결선까지 전 과정이 유튜브와 ARTE TV를 통해 생중계돼요. 매일 수업받는 모습, 코칭받는 모습이 다 공개되니까 단순 결과가 아니라 어린 무용수들의 성장 스토리에 감정 이입이 돼요. 발레 버전 프로듀스101…

    이번 과정도 이렇게 유튜브 영상으로 공개되어있습니다.

    video

  2. 청소년 전용이라는 독보적 포지셔닝

    다른 5대 콩쿠르에는 프로도 참가하지만 로잔은 오직 학생만이에요. 그래서 "이 아이가 다음 박세은이 될까?" 같은 기대감이 생기죠.

  3. 실질적 커리어 연결

    상금만 주는 게 아니라 입상하면 세계 최정상 학교로 직행할 수 있으니까요.

  4. 한국의 압도적 성과

    강수진부터 박세은, 박윤재, 염다연까지 꾸준히 한국인이 좋은 성적을 내니까 한국 미디어에서 자연스럽게 많이 다루게 되고, 한국에서 특히 인지도가 높은 거예요.

한국인 주요 수상자

클로드한테 한국인 수상자 계보도 정리해달라고 했어요. 참고로 1985년 이전에는 순위 구분 없이 스칼라십을 수여하던 시기라, 초기 기록은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해요.

  • 1985년 — 강수진: 한국인 최초 스칼라십. 이후 슈투트가르트 발레 수석, 현 국립발레단장.
  • 2002년 — 최유희: 우승. 이후 영국 로열발레단.
  • 2005년 — 김유진: 1위. 이후 체코 국립발레단.
  • 2007년 — 박세은: 우승. 이후 파리 오페라 발레 에투알(한국인 최초).
  • 2018년 — 박한나: 역대 최연소(15세) 2위. 이후 영국 로열발레스쿨.
  • 2025년 — 박윤재: 한국인 발레리노 최초 우승.
  • 2026년 — 염다연: 2위 + 관객상. 한국인 결선 진출자 6명 전원 수상.

염다연 발레리나의 영상을 첨부해봅니다.

마무리

로잔의 공식 철학은 "결과(result)보다 잠재력(potential)을 평가한다"는 거래요. 지금 가장 잘 추는 사람을 뽑는 게 아니라, 앞으로 가장 크게 성장할 사람을 찾는 대회인 거예요. 그래서 일주일간 수업을 관찰하고, 지도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보고, 컨템포러리라는 낯선 영역에서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본다고 해요.

염다연은 인터뷰에서 "손끝, 발끝까지 모든 움직임에 감정과 생명이 실려 관객에게 전달될 수 있는 무용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어요. 예고 진학 대신 홈스쿨링을 택하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발레 학원에서 묵묵히 실력을 쌓아온 17살의 발언이에요.

로잔이 선택한 건 지금의 완성도가 아니라 그 가능성이었을지 않을까 싶습니다ㅎㅎ

목차

  • 어떤 대회?
  • 450명에서 14명으로
  • 순위가 곧 학교 선택권
  • 그런데 YAGP랑은 뭐가 다른지?
  • 왜 로잔이 유독 유명한가?
  • 한국인 주요 수상자
  • 마무리